“아직 이도 안 났는데… 이걸 먹어도 되는 걸까?”
아기 이유식을 만들다 보면 후기로 갈 수록 입자를 키우라고 하죠. 처음 먹일때는 죽처럼 되어 있으니 걱정이 없는데, 후기 때 먹는 쌀이니 각종 채소들 입자를 보면 "이가 없는데 이걸 소화시킬 수가 있나?" , "목에 걸리지 않을까?" 라는 걱정을 하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아기는 이가 없어도 ‘씹을 수’ 있어요
이해 안 가는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과학적으로도 아기들은 치아 없이도 음식물을 씹고 삼키는 능력이 있어요.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하죠? 아기는 '잇몸'으로 씹습니다. 잇몸은 생각보다 단단해서 부드럽고 익힌 재료라면 으깨거나 눌러 먹을 수 있어요. 실제로 연구에서도 아기들은 잇몸과 혀의 움직임으로 음식의 질감을 느끼고 삼킬 수 있다고 보고돼 있어요 (Delgado et al., 2019).
이유식 후기에는 씹는 연습과 다양한 질감 경험이 매우 중요합니다. 너무 곱게 간 이유식을 오래 주면 아기가 이유식을 질려 할 수도 있고, 나중에 일반 식단의 질감에 적응하지 못하고 씹는 기술이 발달하지 않을 수 있어요.
입자 키우기는 언제부터, 어떻게?
후기 이유식은 보통 생후 9~11개월을 의미하며, 이 시기엔 다양한 식감을 통해 입과 혀의 협응 능력, 씹는 감각, 삼키는 기술을 키워야 해요.
이가 없더라도 후기엔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입자 키우기를 시도해 볼 수 있어요.
1. 부드럽되 형태가 있는 식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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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깬 두부, 삶아 으깬 감자, 잘게 다진 시금치처럼 입에 넣으면 으깨지는 부드러운 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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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건 피하고, 포크로 누르면 쉽게 부서질 정도의 질감
2. 씹는 흉내 유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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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가 같이 먹는 모습을 보여주며 입을 모방하게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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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혀로 밀어내는 경우도 있지만, 반복 노출로 익숙해지니 너무 빨리 포기하지 마세요
3. 삼키기 연습보다 중요한 건 ‘입안에서 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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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먹는 양보다 씹고 뱉는 과정 자체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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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으려는 행동을 ‘실패’로 보지 말고, 하나의 학습 과정으로 이해해주세요
이가 없어도 후기 이유식을 시도해도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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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발달 관점: 잇몸도 충분히 씹는 데 기능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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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 발달 자극: 다양한 질감은 감각 통합과 언어 발달에도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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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 이유식(BLISS/BWL) 접근과도 일치: 부드럽고 큼직한 조각이 더 안전할 수 있음 (작은 덩어리는 오히려 질식 위험)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의 반응’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해요.
아이가 질감을 거부하지 않고 입으로 옮기려는 시도가 있다면, 그건 좋은 신호입니다.
아이의 속도에 맞춰 한 걸음씩
아이가 이유식 먹는 걸 힘들어 할까봐 겁이 나시죠?
하지만 우리가 이유식을 주는 건 단지 배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의 ‘먹는 힘’을 길러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가 없어도 괜찮아요.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잘 따라 올 거에요.
Q&A
Q. 아기가 이를 전혀 안 났는데도 고형 이유식을 줘도 되나요?
A. 네, 가능합니다. 익힌 야채나 고기는 잇몸으로도 충분히 씹을 수 있고, 씹는 연습은 오히려 이를 자극해 나오는 데도 도움을 줍니다.
Q. 아이가 계속 뱉어요. 아직 이르다는 뜻일까요?
A. 꼭 그렇진 않습니다. 새로운 식감에 적응 중일 수 있고, 삼키는 기술을 익히는 중이에요. 반복 노출이 중요합니다.
Q. 이유식 입자 키우기, 하루아침에 바꿔도 될까요?
A. 갑작스런 변화는 아이가 당황할 수 있어요. 3~5일 간격으로 조금씩 입자 크기를 늘려보세요.
Q. 이유식 입자가 크면 질식 위험이 있지 않나요?
A. 오히려 너무 작고 미끄러운 질감이 더 위험할 수 있어요. 입자 키우기 시엔 ‘부드럽지만 형태 있는’ 재료가 핵심입니다.
Q. 아이가 턱으로 씹는 행동을 안 해요. 괜찮은 걸까요?
A. 이 시기엔 씹는 흉내나 혀로 으깨는 과정도 정상입니다. 턱 사용은 점차 발달하며, 경험을 통해 익혀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