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으면 모유수유하면 안 될까? 약마다 확인해야 하는 이유

약 먹으면 모유수유하면 안 될까? 약마다 확인해야 하는 이유

수유 중 처방약을 먹어야 한다면 모유수유를 무조건 끊어야 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모든 약에 똑같은 답을 적용할 수도 없습니다. 약 성분과 복용 계획, 아기의 나이와 건강, 모유가 전체 수유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수유가 걱정돼 약을 먼저 끊거나 건너뛰지 말고 처방한 의료진이나 약사, 아기 진료자와 확인해 주세요.

약을 먹으면 무조건 모유수유를 중단해야 할까요?

약 성분이 모유로 이동할 수 있다는 말과 아기에게 실제로 문제가 생긴다는 말은 같은 뜻이 아닙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많은 약이 모유로 전달되지만 대부분은 모유량이나 아기의 안녕에 영향이 적고, 일부 약은 수유 중 피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약을 먹는다’는 사실만으로 수유 중단을 결정하기보다 어떤 약을 어떤 상황에서 쓰는지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CDC: Prescription Medication Use

약을 피하거나 다른 치료를 택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산모에게 필요한 치료를 유지하면서 수유를 이어갈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검색창의 ‘수유 중 복용 가능’ 표시는 특정 조건에서의 참고 정보일 수 있습니다. 제품의 성분이 여러 개 섞여 있거나 아기가 신생아·미숙아·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표의 짧은 문장을 자기 상황에 그대로 대입하지 마세요.




약이 모유로 전달되는 정도는 모두 다릅니다

모유수유 중 약을 평가할 때는 모유로 배출되는 양만 보지 않습니다. 아기가 모유를 통해 약을 얼마나 섭취할 수 있는지, 삼킨 약이 아기의 몸에 얼마나 흡수되는지, 아기 나이와 모유 수유 비중은 어떤지, 모유 생산에 영향이 있는지, 산모에게 해당 치료가 얼마나 필요한지도 함께 따집니다. 이런 요소가 약마다 다르기 때문에 약 이름만 바꿔 끼운 일반 표로 결론을 내기 어렵습니다.

CDC는 의료진이 산모의 약물 필요성, 모유 생산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모유로 배출되는 양, 수유아의 경구 흡수 정도와 가능한 영향, 아기의 나이, 전체 수유에서 모유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도록 안내합니다. 특히 아기의 월령·출생 주수·현재 건강 상태를 함께 말하면 상담에 도움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모가 항목별로 위험 점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이 약의 정보와 아기 상황을 묶어 판단하는 것입니다.

약 이름 확인, 의료진·약사 상담, 아기 나이와 수유 상황 확인, 함께 계획 세우기로 이어지는 개별 판단 흐름도



최신 항발작약 연구에서는 무엇을 확인했을까요?

2026년 9월 30일 공개된 MONEAD 연구는 임신 중 간질이 있는 여성과 건강한 여성을 모집해 아이를 6세까지 추적한 전향적 관찰 코호트 분석입니다. 미국의 간질 전문센터 20곳에서 진행됐고, 이번 분석은 수유 기간과 항발작약 노출이 아이의 언어·적응행동 결과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사용 약물은 주로 레비티라세탐과 라모트리진이었습니다.

연구에 포함된 아이는 간질 여성군 273명, 건강 여성군 84명이었습니다. 다만 6세 평가 항목마다 분석 인원은 조금 달랐습니다. 언어 결과 분석에는 각각 262명과 80명, 적응행동 결과에는 261명과 83명이 포함됐습니다. 이 연구는 모유수유 기간을 ‘없음’, ‘6개월 미만’, ‘6개월 이상’으로 나누어 비교했습니다.

Li 외, JAMA Network Open (2026)




아이를 6세까지 살펴본 결과는요?

모유수유를 한 아이들끼리 비교했을 때, 항발작약을 복용한 간질 여성의 아이와 건강한 여성의 아이 사이에 6세 언어 점수나 적응행동 점수의 유의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연구가 보정한 집단 간 차이는 언어 점수 0.75점(95% 신뢰구간 −2.40~3.89, p=.64), 적응행동 점수 0.78점(95% 신뢰구간 −2.52~4.07, p=.64)이었습니다.

간질 여성군 안에서 수유 기간을 비교한 결과는 별도로 읽어야 합니다. 6개월 이상 수유한 아이는 수유하지 않은 아이보다 6세 적응행동 점수가 높은 것과 연관됐습니다(추정치 4.68, 95% 신뢰구간 1.34~8.03, p=.01). 6개월 미만 수유군은 비수유군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언어 점수도 수유 기간에 따라 유의하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관찰된 연관성이지, 6개월 수유가 점수 차이를 만들었다고 증명한 결과는 아닙니다.

따라서 이 연구의 핵심은 ‘모든 항발작약이 모든 아기에게 안전하다’가 아닙니다. 해당 코호트에서 주로 사용된 현대 항발작약을 복용한 여성의 모유수유가 측정한 6세 발달 결과에서 불리한 연관성과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영아기의 모든 부작용이나 모든 약의 안전성을 확인한 연구도 아닙니다.

연구 원문과 표·한계




이 연구를 모든 약에 적용할 수 없는 이유

MONEAD 분석은 무작위로 수유 여부를 배정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관찰연구입니다. 연구진이 여러 요인을 보정했어도 측정되지 않은 돌봄·환경 차이 같은 교란 요인이 남을 수 있고, 수유 기간과 발달 결과 사이의 원인·결과를 확정할 수 없습니다. 또 모집이 간질 전문센터 중심이었고, 연구의 약물 구성도 주로 레비티라세탐과 라모트리진이었습니다. 세부 약물·복합요법별로 나누면 표본이 더 작아져 결과를 확정하기 어렵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여성은 임신 중 간질과 약물 치료가 있었고, 아이의 수유 기간에 따른 차이를 분석했습니다. 그러므로 모유에 섞인 약물만의 영향을 임신 중 노출이나 다른 배경과 완전히 떼어낸 결과로 읽을 수 없습니다. 모유수유의 완전성 자료도 없어 아기가 모유를 얼마나 섭취했는지 정밀하게 비교하지 못했습니다. 약의 종류·용량·복용 기간과 아기의 월령·건강 상태가 다른 가족에게 이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됩니다.

관찰 연구 한 편은 상담의 근거를 보태지만, 특정 처방의 결론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항발작약 연구에서 불리한 발달 결과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을 모든 처방약, 일반의약품, 한약·허브 보충제의 판단으로 넓히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약을 임의로 끊거나 건너뛰면 안 되는 이유

약은 산모의 질환이나 증상을 치료·조절하기 위해 처방된 것입니다. 모유수유 걱정만으로 복용을 갑자기 중단하면 원래 치료하던 문제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항발작약은 갑자기 끊거나 너무 일찍 중단할 때 발작이 다시 생길 수 있어, 미국 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NINDS)는 전문가 감독 없이 약을 중단하지 말라고 안내합니다.

이 사례가 모든 약의 중단 위험이 똑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핵심은 복용 중단·감량·시간 변경도 약마다 계획이 달라야 한다는 점입니다. 수유를 계속할지, 다른 약을 검토할지, 아기를 관찰할 필요가 있는지는 처방한 의료진과 아기 진료자가 함께 정하도록 하세요.

NINDS: Epilepsy and Seizures

무표시 약봉투와 물컵, 복숭아색 수유쿠션을 그린 색연필 정물 일러스트



수유 중 약을 처방받을 때 의료진에게 알려야 할 것

진료실에서 ‘수유 중이에요’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정보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약 봉투나 제품 사진을 준비하고 다음 내용을 함께 알려 주세요.

  • 약의 정확한 성분명과 제품명, 처방 용량·복용 횟수·복용 방법·예정 기간. 임의로 용량을 바꾸지 말고 처방 내용을 그대로 보여 주세요.
  • 현재 복용 중인 처방약·일반의약품·복합 감기약·비타민·건강보조제·허브 제품. 최근 새로 시작했거나 중단한 것이 있다면 함께 말합니다.
  • 아기의 현재 월령과 출생 주수, 미숙아 여부, 현재 건강 문제, 하루 수유 중 모유가 차지하는 비중. 혼합수유인지 직접수유·유축 모유인지도 설명하면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산모의 진단명과 약이 필요한 이유, 치료를 미루거나 중단하면 염려되는 점, 과거 같은 약에서 겪은 문제가 있다면 전달합니다.

상담 때는 “이 약이 제 질환과 아기 나이·건강 상태에서 어떤 근거로 선택됐나요?”, “모유량이나 아기에게 관찰해야 할 영향이 있나요?”, “수유를 바꾸거나 다른 약을 검토해야 한다면 언제부터 언제까지인가요?”, “어떤 변화가 생기면 다시 연락해야 하나요?”처럼 구체적으로 물어보세요. 답을 들은 뒤에는 누가 처방과 아기 상태를 다시 확인할지, 다음 상담 시점이 언제인지까지 정리해 두면 좋습니다.

CDC 처방약 상담 항목




신뢰할 수 있는 약물정보는 어디서 확인할까요?

약 성분별 자료를 찾아볼 때 미국 국립의학도서관(NLM)의 LactMed는 참고할 만한 공공 데이터베이스입니다. 모유와 영아 혈액에서 확인된 약물 수준, 보고된 영아 영향, 가능한 대체약 정보를 과학 문헌과 함께 제공합니다. 페이지마다 자료 갱신일이 다를 수 있으니 성분명과 갱신 날짜, 연구 대상과 조건을 함께 확인하세요.

LactMed의 내용을 읽더라도 ‘검색해서 괜찮다고 나왔다’며 복용이나 수유 계획을 스스로 바꾸지는 마세요. 제품에 여러 성분이 들어 있거나 아기가 아주 어리거나 건강 문제가 있다면 약사·처방자·아기 진료자에게 페이지를 보여 주고 내 상황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LactMed




자주 묻는 질문

모유로 약이 조금이라도 이동하면 아기에게 해로운가요?

그렇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모유에 들어가는 양, 아기가 삼킨 약을 흡수하는 정도, 약의 특성과 아기 나이·건강 상태를 함께 봐야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약이 괜찮다는 뜻도 아니므로 약 이름과 아기 정보를 의료진에게 알려 확인하세요.

항발작약 연구에서 문제가 없었다면 제 약도 괜찮을까요?

아닙니다. 연구는 주로 레비티라세탐과 라모트리진을 복용한 간질 여성의 코호트에서 6세 언어·적응행동을 평가했습니다. 다른 약, 다른 용량과 복용 상황, 더 어린 영아의 단기 영향까지 확인한 결과가 아닙니다. 연구 결과를 개별 처방의 허가로 사용하지 마세요.

수유 직후 약을 먹거나 모유를 버리면 해결되나요?

모든 약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복용 시각이나 모유 폐기 규칙은 없습니다. 약의 특성과 복용 일정에 따라 계획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복용 시각을 바꾸거나 일시 중단·유축·폐기가 필요한지 처방자 또는 약사에게 약 이름을 기준으로 확인하세요. 혼자 정한 방법으로 치료와 수유를 바꾸지는 않는 편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수유 중 약 복용은 ‘무조건 중단’과 ‘무조건 괜찮음’ 사이에서 약과 아기 상황을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약 봉투와 아기 정보를 챙겨 의료진과 같은 계획을 세우고, 복용이나 수유를 바꾸기 전에는 그 계획을 다시 확인해 주세요.

띠용빠

육아 2년차 아빠, 2024년생 첫째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원래는 일반 회사원이지만 지금은 육아휴직 후 하루 24시간이 육아와 함께 흘러가고 있답니다. 밤낮 없는 육아 속에서 실질적인 정보를 공유하고자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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