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계속 ‘아니아니’만 하나요? 돌 전후 고집처럼 보이는 거절 표현, 이렇게 대처하니 달라졌습니다

거절의 시작

아기가 계속 “아니아니”라고 하는 건, 버릇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자기 의사 표현이 자라는 과정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부모가 매번 힘으로 누르거나, 반대로 다 들어주기 시작하면 더 시끄러워지기 쉬워서요. 이 글은 돌 전후(대략 9~18개월)에 자주 보이는 “거절/반대” 신호를 기준으로, 집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게 정리했습니다. 아이 기질·발달 속도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고, 위험한 행동(물기/때리기/던지기)이 섞이면 접근을 조금 더 단단하게 잡는 게 좋습니다.

아래에서는 ① 왜 “아니”가 늘어나는지, ② 부모 반응 3단계, ③ 상황별 말 걸기 예시, 마지막으로 Q&A까지 같이 담아볼게요.




“아니아니”가 늘어나는 진짜 이유

돌 전후 아이들은 ‘나’라는 감각이 생기면서, 세상을 향해 작은 버튼을 눌러보기 시작해요. 그 버튼이 바로 거절이구요. 엄마가 뭘 하자고 하면 “아니”, 밥 먹자고 하면 “아니”, 기저귀 갈자고 하면 “아니”... 듣는 입장에선 하루 종일 거절당하는 느낌이라 마음이 괜히 쪼그라듭니다.

그런데 아이 입장에서는 꼭 “엄마 싫어”가 아니라요. “내가 선택할 수 있어”를 실험하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말이 아직 짧고 단순하니, 아이가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단어가 “아니”가 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8~9개월, 12~13개월처럼 인지·자아가 확 뛰는 구간에서는 고집처럼 보이는 행동이 더 선명해질 수 있는데요. 이건 발달 과정에서 흔히 겪는 변화로도 설명됩니다.




부모가 덜 지치면서도, 아이를 무너뜨리지 않는 반응 3단계

1) 먼저 “감정”을 한 번만 받아주기

아이가 “아니아니!” 하고 고개를 세차게 젓는 순간, 저도 모르게 “왜 또 그래”가 튀어나오는데요. 그때 한 박자만 늦추고 감정을 먼저 공감해주면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 “하기 싫었구나.”
  • “그만하고 싶지 않았어?”
  • “지금은 마음이 딱 아니네.”

이건 아이를 달래기용 멘트라기보다, 아이가 자기 감정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돕는 느낌이었어요.

2) “안 돼” 대신 선택지 2개만 주기

오히려 선택지가 있으면 통제감이 생겨서 아이도 말을 잘 따르게 됩니다.

  • “기저귀는 갈아야 해. 서서 갈까, 누워서 갈까?”
  • “밥은 먹어야 해. 밥 먼저, 국 먼저?”
  • “밖에 나갈 건데 신발은 필요해. 파란 신발, 노란 신발?”

핵심은 “안 할래?”가 아니라 “어떻게 할래?”로 방향을 바꾸는 거에요. 방향은 잡아주되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해주세요.

3) 위험/규칙은 짧고 단단하게, 말은 길게 하지 않기

모든 “아니”에 논리로 설명하면 부모가 먼저 바닥납니다. 아이는 아직 긴 설명을 소화하기도 어렵구요. 대신 위험한 건 짧게 끊고, 그 다음에 대안을 붙이는 게 훨씬 실용적이었습니다.

  • “던지면 위험해. 공은 여기로 굴리자.”
  • “물면 아파. 이건 물어도 되는 치발기야.”
  • “차도로는 못 가. 손잡고 걷자.”



상황별로 바로 써먹는 문장 예시

밥 먹기 거부할 때

“아니아니”가 제일 크게 터지는 곳이 식탁이더라구요. 이때 ‘먹어야 해’만 반복하면 힘싸움이 됩니다. 저는 이렇게 바꿨습니다.

  • “지금은 입이 싫은가 보다. 한 숟갈만 먹고 쉬자.”
  • “밥은 필수. 다만 방법은 선택. 엄마가 떠줄까, 네가 찍어 먹을까?”
  • “그럼 물 한 모금 하고 다시 시작.”

기저귀/옷 갈아입기 거부할 때

이건 아이가 “내 몸은 내 거”를 배우는 과정에서 자주 나옵니다. 그래서 더 격해지기도 하구요.

  • “갈아야 쾌적해. 서서 갈까, 누워서 갈까?”
  • “지금 네가 싫은 거 알아. 그래도 30초만 하자.”
  • “끝나면 거울 보고 머리 빗자.” (끝에 작은 보상 루틴)

외출/이동 시 거부할 때

밖에서는 자극이 많아서 아이가 통제감을 잃기 쉽습니다. 그래서 “아니”가 더 세게 나올 수 있어요.

  • “밖은 시끄럽지. 엄마 품에서 10초만 쉬자.”
  • “유모차 탈까, 손잡고 걸을까? 둘 중 하나.”
  • “이동은 해야 해. 여기까지 걸으면 안아줄게.”



자주 묻는 질문 Q&A

Q1. 이렇게 받아주면 더 고집 세지는 거 아닌가요?

A. 경험상 “표현할 기회”가 있는 아이가 오히려 빨리 가라앉는 경우가 많았어요. 다만 규칙(안전/타인에게 해가 되는 행동)은 예외 없이 유지하는 게 포인트였습니다.

Q2. 그럼 “아니”를 다 허용하라는 뜻인가요?

A. 아니요. 감정은 허용하지만 행동은 조절하는 방식이었구요. “싫어할 수는 있어, 하지만 던지면 안 돼” 같은 흐름이요.

Q3. “아니”를 따라 말해주면 버릇 되지 않나요?

A. 따라 하는 것 자체보다, 의미를 확장해주는 게 도움이 됐습니다. “아니” 대신 “싫어/그만/바꿔” 같은 단어로 넓혀주는 식으로요.

Q4. 갑자기 더 심해졌어요. 원더윅스 같은 건가요?

A. 특정 시기(예: 8~9개월, 12~13개월)에 인지·자아가 뛰면서 거절/고집이 강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때는 루틴을 단단히 잡고, 예측 가능한 일상을 유지하면 도움이 됐습니다.

Q5. “아니”와 함께 때리거나 물어요. 어떻게 해요?

A. 이때는 공감보다 즉시 차단이 먼저입니다. “때리면 아파. 멈춰.” 하고 손을 잡아 멈추게 한 뒤, “화났구나. 손은 이렇게(꾹 쥐기) 쓰자”처럼 대안을 주세요. 반복되거나 강도가 세면 소아과/발달상담과 함께 점검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오늘도 ‘아니아니’에 지친 마음, 너무 이상한 거 아니었어요

아이가 “아니”라고 말하는 순간은, 솔직히 부모가 제일 약해지는 순간이기도 하더라구요. 거절당하는 기분이 계속 쌓이니까요. 그런데 그 말이 자기 의사를 세우는 첫 연습이라 생각하니, 반응이 조금은 부드러워졌습니다.

오늘부터는 “아니아니”가 나올 때마다 전부 설득하려고 하기보다, 감정 한 번 받아주고 → 선택지 두 개 → 위험은 단호하게 이 흐름만 기억해보셔도 충분합니다.



띠용빠

육아 2년차 아빠, 2024년생 첫째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원래는 일반 회사원이지만 지금은 육아휴직 후 하루 24시간이 육아와 함께 흘러가고 있답니다. 밤낮 없는 육아 속에서 실질적인 정보를 공유하고자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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