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낯가림은 한 번 지나간다고 끝나는 게 아니에요.
돌 전후로 다시 심해지는 시기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저희 아이도 처음 사람을 구분하기 시작하면서 백일 전후로는 낯가림이 아주 심했거든요. 그러다 또 한동안은 누구를 봐도 방긋방긋 웃고,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손을 내밀며 잘 지냈는데요. 그런데 돌잔치를 하고 나서 얼마 안 되서 다시 낯가림이 심해졌어요. 낯선 사람이 다가오면 경계하고 소리지르며 울고, 그 사람이 아직 있는지 없는지 계속 두리번거리며 살피는 거에요. 정말 왜 이러는 걸까, 혼란스러웠습니다.
이 글에서는 아기 낯가림이 언제부터 시작되고, 왜 다시 심해지는지, 그리고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아기 낯가림 언제부터 시작되나요?
대부분의 아기는 생후 4~5개월 무렵부터 낯가림이 시작됩니다. 이 시기에는 뇌의 인지능력이 급격히 발달하면서 ‘익숙한 사람’과 ‘낯선 사람’을 구별하기 시작하죠.
이건 불안의 신호가 아니라 성장의 증거예요. 아기가 ‘엄마와 나’가 다른 존재라는 사실을 처음 깨닫는 시기이기 때문이에요.
- 객체 영속성 발달 – 엄마가 잠깐 사라져도 ‘없어진 게 아니라 다른 데 있다’는 걸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 사회적 인식 확장 – 주변 사람의 표정, 목소리, 시선 등을 구분하며 사회적 관계를 학습합니다.
- 불안감과 호기심의 공존 – 세상이 낯설지만 동시에 알고 싶은 마음이 커집니다.
그래서 100일 전후에는 단순히 낯선 사람에게 울기만 하지만, 돌 무렵에는 주변을 살피거나 숨는 행동, 혹은 특정 사람만 거부하는 모습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돌 이후 낯가림, 왜 다시 심해질까?
돌을 전후로 낯가림이 다시 심해지는 경우가 꽤 많아요.
이 시기에는 ‘자기 존재 인식(자아의 형성)’이 시작되며, 아기가 독립적인 존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불안감이 일시적으로 재등장하기 때문이에요.
저희 아이도 돌 이후 낯가림이 부쩍 심해졌을 때, 마치 “엄마는 어디 있어?”, “이 낯선 사람이 나한테 뭐 하지 않을까?” 하는 눈빛으로 저를 찾곤 했어요. 예전엔 안 그랬던 행동이라 걱정이 컸지만, 알고 보니 이건 정상적인 발달 과정이더라고요.
이 시기의 낯가림은 보통 다음과 같은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 낯선 사람이 다가오면 얼굴을 돌리거나 엄마 품으로 달려감
- 눈치를 살피며 표정을 자주 바꿈
- 누군가 가까이 오면 소리 지르거나 울음
돌 전후 낯가림은 분리불안이 재등장하는 시기와 맞물리기도 해서, 부모 입장에서는 걱정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아기의 뇌가 ‘사람과 관계’를 더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아기 낯가림 3가지 대처 방법
- 낯선 사람에게 천천히 익숙해지게 하기
갑자기 안기게 하거나 억지로 인사시키기보단, 멀리서 바라보게 두세요. “이모야~”, “삼촌이 인사하네~” 하며 따뜻하게 소개만 해도 충분합니다. - 까꿍놀이로 존재감 연습하기
까꿍놀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사라져도 다시 온다’는 신뢰를 심어주는 학습이에요. 엄마가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패턴을 반복하면 분리불안이 줄어듭니다. - 예측 가능한 일상 루틴 유지하기
수면, 식사, 외출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면 아기는 “세상은 예측 가능한 곳이구나”라는 안정을 느낍니다. 이는 낯가림 완화에 직접적인 도움이 됩니다.
Q&A
Q1. 아기 낯가림은 언제까지 지속되나요?
보통 돌 전후로 가장 심해지고, 18개월쯤이면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Q2. 낯가림이 너무 심해서 외출이 어렵습니다.
무리하게 많은 사람을 만나게 하기보다, 한두 명씩 천천히 적응하게 해주세요.
Q3. 낯가림이 없는 건 발달이 늦은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마다 기질이 다르고, 일부는 천성적으로 낯을 잘 가리지 않아요.
Q4. 친척들이 안으려 하면 매번 울어요. 괜찮을까요?
괜찮아요. 억지로 안게 하기보다 아기가 먼저 다가올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좋아요.
Q5. 돌 이후 다시 낯가림이 심해진 건 퇴행인가요?
퇴행이 아니라 ‘자아 확립기’예요. 아기가 ‘나’를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입니다.
아기 낯가림 심해도 걱정말아요
낯가림은 아기가 ‘세상 속의 나’를 배우는 첫 걸음이에요.
울고, 피하고, 엄마만 찾는 행동 속엔 세상을 향한 호기심이 숨어 있습니다.
아기가 당신을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는 건 그만큼 신뢰가 깊다는 뜻이에요.
오늘은 그 믿음 하나로 충분합니다.
참고 및 출처
- MSD Manuals. 분리불안 및 낯가림 (Separation and Stranger Anxiety)
- RaisingChildren.net.au. Fear of Strangers in Babies and Toddlers